walk through the old Jerusalem

2015. 8. 1. 05:52voyage/Israel

샤밧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 예루살렘의 거리는 고요함으로 가득하다. Jewish Quarter는 말할것도 없고 기독교 유적들이 몰려있는 Armenian/Muslim Quarter도 조용해지기는 매한가지.. 상점들도 다 철문을 내리는 시간.. 성묘교회에서부터 다마스커스길까지 걸어내려왔다.



이미 시간은 7시가 다 되어가는데 한 부부가 땀에 절어서 내게 물었다. 이리로 가면 성묘교회가 있니? 네 하고 대답하니 옆에 있던 상인이 저쪽으로 돌아가야한다고 대답을 한다. 이리로 올라가도 길 있잖아요 라는 말에 돌아가야 된다고 대답을.. 근데 벌써 닫았을거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부부는 벌써 저쪽으로 사라졌다.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하니 너한테 가르쳐준거 아니야,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고맙다고 말하고도 머쓱해지는.. 이스라엘 사람들은 친절한걸까 불친절한걸까 가끔 가늠하기가 어렵다. 




이 시간에 올 관광객도 없건만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상점들은 일곱시가 지나도록 철수하지 않고 판을 벌려두고 있었다. 예수는 성전이 materialism으로 오염되어있다고 성전을 고발한 죄로 처형당했다. 그가 십자가를 끌고 지나갔다고, 혹은 그가 끌고 간 십자가길의 고난을 기념한다고 하는 이곳 양옆에는 시작부터 끝까지 빼곡이 상점들이 들어서있다. 인간은 수천년이 지나고 수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거야. 



Via Dolorosa에서 만난 무슬림 가족. 이스라엘에 극단적인 시오니스트들이 많다보니 모든 무슬림은 Westbank라고 불리는 요단강서안지역에 몰려살고 이스라엘 땅에는 유대교인만 살것 같지만, 예루살렘에만 해도 유대교인, 무슬림, 아르메니안계 기독교인들로 나뉜 다양한 커뮤니티가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의 성지에서 정통 무슬림을 만난다거나 하는 일이 이곳에서는 결코 생경하지 않다. 오히려 저들이 길 양옆에서 장사하는 이들보다 훨씬 더 신실할런지도..






아랍쿼터 및 아르메니안교회근처에서. 아랍쿼터 근처인데도 헤롯게이트 밖으로 나가서야 사람들을 볼뿐 성 안은 고요하기 그지없었다.




헤롯 안티파스의 성이 있었던 자리. 꽃모양의 장식때문에 꽃문이라고도 불리고, 아랍인들은 초소의 문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문을 통해 나가면 바로 아랍인들 거주지와 재래시장이 있다.



그리고 그 헤롯문으로부터 5분도 안걸리는 거리에 다메섹문, 혹은 Damascus Gate가 있다. Zion Gate의 반대쪽 극단에 있는 성문. 고대 예루살렘 구시가는 Damascus Gate와 Zion Gate 사이를 잇는 로마식 대로인 Cardo로 양분되었다.



슬슬 해가 지고, 큰길 건너 재래시장은 슬슬 문닫을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잡상인들은 물건을 늘어놓고 팔고 있었고 차들은 소란스럽고 사람들은 바삐 오간다. 단지 성벽 밖으로 나왔을 뿐인데 이렇게나 다른세상이라니. 갑작스레 분위기가 바뀌어 더욱 생경한 이국의 풍경에 넋을 놓고 쳐다보는 동안 무슬림 기도종인 아잔이 울리기 시작한다. 마그립, 일몰기도시간이다.



예루살렘에서 듣는 아잔이라니. 예루살렘 성벽 앞에서 오묘한 색의 하늘에 휘영청 떠있는 달을 보며 듣는 아잔이라니. 앞에 다녀온 비아 돌로로사는 까맣게 잊혀지고 낯선 무슬림 지역에서의 신비만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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