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yage/Korea(56)
-
강릉, 해넘이 여행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어 너무 기쁘다는, 원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이뤄와서 행복하다는 목소리를 뒤로 하고 서울을 떠난다. 내 삶이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이 내 잘못이었다면, 어디서부터 잘못이었을까. 가늠하다 길을 잃었다. 떠나는 날 누군가는 대형비행기사고로 가족을 잃었다. 참사라고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 서울역의 모두가 모여 TV를 보며 탄식하고 있었다. 모두에게 꿈이 희망이 기대가 기쁨이 있었겠지만, 사람의 삶이 이렇게 한순간이다. 멈춘 시간이 그분들께 평안이길. 죽음 뒤에 열리는 새로운 차원에 세계에서는 짐도 슬픔도 없기를. 고래책방을 가고 싶었는데 강릉역에서 버스를 타자니 시간이 애매하게 번거로워 무작정 걷기 시작하다 만난 책방. 길모퉁이 조그만 공간에 가게를 낸 것 치고 구석구석 정말 ..
2025.01.03 -
제주 시내에서의 저녁
감기가 심해져 이 몸상태로는 도저히 비행기 시간까지 버틸수 없을것 같아 삼양해수온천에 들렀다. 어머니들 너무너무 친절하시고, 다정하시고, 물도 따끈하고 부들부들해서 거기서 30분이나 잤다(...) 좀 개운해진 상태로 나오니 저렇게 아름다운 낙조가. 이번 여행에서 운전하면서 몇번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는데, 찰나의 시간차로 역주행하는 차와 부딪힐뻔한 적이 있고, 네이버맵 덕분에 이제는 올레걷기용 보도로밖에 안쓰는 가파른 산길을 EV6로 올라타고 등정한 적이 있으며(..), 마지막은 공항가기 전 저녁먹을겸 전기차 충전하러 보성시장 뒤 성당에 갔다가 충전 자리는 이미 꽉 찼고 하필 평일 저녁미사 시간대라 차들은 마구 좁아터진 성당 주차장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황에서 급히 차를 빼서 나갔더니 보성시장 뒷골목이었..
2024.10.28 -
테라로사, 서귀포
제주도를 간다하니 누군가 추천해주기를 이미 10년전에 갔다온 테라로사를 추천해주었다(....) 좋긴 좋았지. 그땐 여름철인데다 올레길 걷는 중이라 땀으로 샤워를 한 너덜너덜한 상태에서 방문했는데, 이번엔 차끌고 뽀송뽀송하게 입장. 내 기억이랑 많이 달라진것 같기도 하고. 그땐 사실 너무 피곤했는데다 뭔지 기억도 안나는 이유로 세상에 주눅들어있었어서 이런 멋진 매장에 들어간다는 것도 눈치보였던걸로 기억한다. 지금 생각하면 세상 별 눈치볼것도 많지 싶은 시절.커피 맛은 그냥 그렇다. 대기업 맛이지 뭐.. 가을 볕이 아름답고, 방콕 출장갔다오란 소식을 들었다. 10년전에 땀과 세파로 주눅들어 여기를 찾았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나일까. 그때 바라던 소원은 못이루었지만,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삶을 산다. 모든..
2024.10.28 -
해안길
칼호텔 뒤에서부터 보목항을 거쳐 쇠소깍까지 드라이브로 갔다. 바다에 바로 붙은 해안길. 날이 쾌청하고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다행이지 그 전날만 해도 파도가 차를 덮치고도 남을 정도로 바다에 가까운 길들이다.가던 중간에 네비가 헷갈려(네이버맵 쓰지말라더니 이런 이유였나) 보목하수처리장으로 가는 길을 탔는데 십년감수. 들어가는 길 바로 오른쪽이 무려 바닷가에 차려놓은 당골이었고(무수한 소원탑과 빨간깃발.. 제주도는 날이 쾌청한 날에 봐도 등골이 섬찟한 풍경들이 있다) 올라가다가 너무 가팔라서 이거 갈수 있을까... 싶었다. 아무리봐도 이제는 도보로만 쓰는 듯한 옛날길. 다행히 나갈 길이 있긴 했지만, 올라가는 20초동안 수명이 한 1/4은 줄어드는 듯 했다. 쇠소깍에서. 다들 7코스 외돌개 주변을 가장..
2024.10.28 -
Old Cap, 제주
버거가 맛있어봤자 거기서 거기라 하겠으나, 버거의 맛을 감별해내는 능력이야말로 바로 해외에서 산 경력을 측정하는 바로미터가 아닐까 생각하곤 했다. 호주 정도에서 살다 오신 분들인지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도 이정도면 맛집이라고 줄설듯. 치즈도 향이 고소하고 패티가 육즙가득한게 마음에 들었다. 빵도 국내에서 도매하는 그런 빵이 아니고 포테이토번을 구웠거나 따로 맞춰 사왔거나.. 한듯. 알수없는 셀프서비스(냅킨, 프라이 쟁반 등을 셀프바에 갖다둠)가 조금 거슬리기는 하는데 뭐 맛있게 먹었다.
2024.10.28 -
협재
겨울로 가는 물빛.
2024.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