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ble Zero, 1577 N Decatur

2022. 1. 31. 00:16voyage/Atlanta

자신만만하던 국제지원자들의 얼굴이 구겨지는걸 매년 단 한해도 빼놓지 않고 보는 중. 그들만 몰랐을 뿐. 그들의 실력을 인정하고 좋아하는것 같아보였던 동료들은 사실 본인이 좋은 선생이고 학자라는 자의식이 있어 도우려 할뿐이지 그들의 실력이 대단하다 생각해서 친절했던 것은 아니다. 피상적인 친절 뒤의 날카로운 객관은, 놀랍게도 이 세계의 미덕이다. 친절하고 따뜻했기 때문에 더 배신감을 느낀다는 말을 들었다. welcome to THE south.

정말 어느 institution이 경계밖 사람에게 친절한가를 알아보려면 내부 멤버들의 스펙을 살펴보면 된다. 이곳의 경우, international들의 스펙이 domestic의 스펙을 아주 간단히 뛰어넘는다. 파리 1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이미 책을 몇권 쓴 작가라던가, 옥스포드에서 법을 전공하고 런던 유명 로펌의 파트너로 일하다 듀크에서 박사를 이미 하나 하고 온 변호사라던지. 동일스펙의 미국인들은 어디에 있는가 생각해보면, 기회는 공평하게 열려있지 않음을 실감한다. 다문화에 매우 오픈되어 있는것 같아 보이고 매우 친절해보이는 이곳은, 실은 실로 배타적인 것이다. 그렇다고 그 좁은문을 통과해 들어온 멤버들이 이곳에서 대단히 많은 인정을 받으면서 승승장구하는가? 그렇지 않다. 앞의 둘 다 이곳을 벗어나서 더 좋은 결실을 맺었다. 나는 이곳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곳을 지배하는 정신이 아주 오래된 남부의 정서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southern hostility beneath southern hospitality. 촌스럽기 그지없이, 국적과 문화로 사람을 나누면서 어떻게 성장하길 바라나 싶지만 현실은 그렇다. 오죽하면 미국인 동료들마저 여긴 사람들을 데리고는 오는데 뭘 해야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과거 세계를 향해 문을 열어놓고 국제적인 학자들을 받아들이며 성장했던 미국의 교육 기관들이 고인 물이 되다 못해 썩어가는 광경을 목도하는 기분이다. 중부의 모 학교도 그래서 급속히 기우는 중이다.

도시의 몸집이 아무리 급성장할지라도, 여전히 바깥을 향해 닫혀있는 시골이라는 것은 음식에서도 드러난다. 다행히 한국계 인구가 많은 덕에 한국음식은 먹을만한 곳이 많이 있지만, 나머지는 전멸수준이다. 하다못해 중식도 대부분 미국식 중식이고, 다른 아시안계 음식은 역시 미국화된 쌀국수 정도나 있다. 이탈리안도, 프렌치도, 다른 대형도시에 비하면 없는 수준. 동유럽 음식은 전멸수준. 대체로 뭘 먹든 소울푸드로 불리는 서던퀴진의 정체성이 모든 것을 다 덮어버린다. 분명히 이탈리안이라고 했는데 온갖 것이 섞인 혼종의 어딘가에 불시착한 기분. 실로 미국 남부 음식의 도시.

더블 제로도 타운에선 이탈리안을 잘 한다고 알려진 곳인데, 그저 조금 덜 잡탕일 뿐 여전히 미국식 이탈리안이다. 더더군다나 모든것이 bland한 백인들의 미국식. 그리고 양이 적다. 내게 있어선 누가 와서 이 근방 투어 시켜주다가 식사때 되었을때, 허름한데 들어갈수는 없을때 무난하게 가는 곳이다. 비슷한 가격대에 authentic italian을 찾는다면 노보 쿠치나를 더 추천. 노보 쿠치나보다 캐주얼한 피자리아를 찾는다면 안티코로 가세요. 

그래도, 이곳의 테이블에서 오갔던 이야기만은 좋았다. 고인물에 반짝이는 진주같던 사람들이라 더 귀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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