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gria

2022. 12. 30. 21:44voyage/Seoul

서커스를 보고 왔다. 6년전쯤 아틀란타에서 루치아를 봤었는데 이번에는 알레그리아. 왕이 떠난후 귀족 대 혁명세력의 권력 투쟁 사이에 낀 어릿광대의 험난한 여정...인데 결론적으론 좋게 좋게 화합하며 지내는게 최고라는 결론이다. 태양의 서커스를 좋아하는 어떤 분은 매년 보러 가신다는데, 그렇게까지는 아니고 5년에 한번쯤이 적당한것 같다. 확실히 난 서커스나 성악 보다는 연극, 연극보다는 오페라나 악기 연주, 그것보단 재즈와 뮤지컬을 더 좋아하는 듯. 부모님께 내년부터 최소 연 2회는 공연 모시고 가겠노라 약속했는데 과연 지켜질수 있을 것인가.. 

꽃비가 날리는게 1막 하이라이트인데 인터미션에서도 계속 날리길래 2막은 어떻게 하려고 저러나.. 했더니 아예 무대 청소하는게 공연의 일부였다. 나름 즐거운 장면으로 꾸미려고 노력은 한 것 같은데 그 청소라는것이 결국 무대 뒤에서 블로워로 관객을 향해 종이 꽃비와 먼지를 쏘는 거라서... 위생이라면 끔찍히 여기시는 어머니께선, 저 먼지 다 어쩔거니 하며 계속 VIP들을 불쌍히 여기심. 이제 아시아 투어를 끝으로 알레그리아 공연도 영영 이별이라던데 이별의 꽃비라고 생각해야 하나..

공연 만족도는 좋았다. 부모님은 북미쪽보단 아무래도 중국쪽 서커스에 더 익숙하신데.. 중국쪽 서커스가 어딘가 모르게 사람을 동물처럼 혹사시키는 걸 돈내고 구경하는 듯한 가학적인 죄책감이 드는데 반해, 체조 선수 출신 아티스트들이 공연하는 쇼라 그런지 무브먼트가 훨씬 단단하고 굵직해서 스포츠 관람하는 것 같아 좋으셨다고. 부모님도 한 5년 후쯤 한번 더 보면 좋겠다 하셨는데, 우리 가족의 기호 문제일 뿐이지 서커스 공연이야말로 연말에 가볍게 가족 모임으로 가기 좋은 것 같다. 

 

Alegria 
Come un lampo di vita 
Alegria  
Come un pazzo gridar 
Allegria 
Del delittuoso grido 
Bella ruggente pena, seren 
Come la rabbia di amar 
Alegria
Come un assalto di gio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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