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열 제주도립미술관
2024. 9. 1. 20:39ㆍvoyage/Korea
전시를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전쟁 후 죽음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시작한 고행의 과정도, 모두가 인정하고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유랑한 중년 이후의 삶을 보면서도 모든 게 왜 그런지 알 것 같아서. 내가 하고 싶을 선택이어서. 물방울이 지나간 후 생긴 얼룩을 수치스러워했던 내게 준 위로가 너무나도 커서.
영상관에 앉아 하염없이 울었다. 오전 10시에. 영상전시관에서 화장실찾던 아저씨들은 아마 호되게 차이기라도 한줄 알았겠지. 놀랍게도 안만나고 싶다면 모를까 만났던 남자들은 다 제가 찼어요.
뉴욕 모마, 파리 오르세와 더불어 내 인생 미술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