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가세요

2024. 1. 4. 01:03voyage/Seoul

어제 샌드위치 픽업해서 일하다 점심때를 놓쳤다. 한 네시쯤이 되서야 사온 커피와 샌드위치 한 입. 먹자마자 빨리 이사 갔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빨리 이사를 가세요 그래야 자주 가지... 강북구 인간적으로 진짜 너무 멀어...........  

이 동네엔 구시대의 유물같은 업장이 몇 개 있다. 좀 멀리 가면 왠 닭백숙 추어탕 만두집 즐비한 골목 구석탱이에 비건당근케이크를 판다고 조그만 가게열었다가 대박나서 이태원으로 이사간 모 베이커리카페가 있고.. 요 골목만 해도 호텔 중식당에서 일하시다 뜬금없이 이동네에다 업장 차리고선 유명해질만 하면 닫고 유명해질만하면 이름바꾸길 반복하는데 절대 동네를 떠나지는 않는 모 중국요리집이 있다. 그 건너엔 서울 유명 족발집보다 나으면서 도대체 왜 동네 장사만 하는지 알수가 없는데 알고보니 하루 몇 개 한정이라 팔리면 닫아버려서 그렇다는 족발집이 있고.. 그 한정을 많이나 팔던지 딱 동네 장사밖에 안될만큼만 팔아서 7시에 가면 다 팔려있고 환장하고.. 강북에 사는 사람들이 받은 축복이랄까. 숨은 고수들이 동네마다 정말 많다는 점.

음식과 내부가 정갈하고 단정하다. 누추함과 정갈함은 디테일의 차이인데 음악부터 음식까지 뭐 하나 신경쓰지 않은 것이 없는 집이다. 커피도 커피인데 빵이 맛있고.. 다만 샌드위치 필링 옵션이 다소 평이한 느낌은 아마 상권 때문이겠지. 잠시 이 곳 커피에 브리 프로슈토 파니니 먹는 상상을 해봤는데 아찔하다. 내 점심 그냥 거기 고정이겠네.... 이 집도 머지않아 한남동이나 어딘가로 이사가실 것 같은데 판교 분당 일산 이쪽 말고 용산 종로 서초 강남 서대문 마포 광명 이쪽에서 좀 생각을 해주셨으면.. 커피가 특히 정말 맛있어서 동네 커피집 되면 너무 좋겠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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