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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yage/Europe

Bienvenue a Paris

20150701 Shanghai to Paris




20150701 Shanghai to Paris




지금까지 타본 비행기중에 제일 신형........... 3초동안 감탄했다............... 그런데 비행기 신형이면 뭘하냐 서비스가 정말 금방 폐기해야할 수준인걸.... 

진짜 우아하게 살고싶다. 예의바르게 살고싶다. 여행자에게 도시의 마지막 인상은 아마 비행기 안에서 완성될텐데 그런거 안중에도 없는듯한 동방항공.... 상하이행 동방항공 여승무원은 양반이셨다. 상하이 파리구간 승무원들은 계속 소리지르고 틱틱대고..... 사방에선 애들이 계속 울고 부모들도 승무원들도 애가 울던지 말던지.... 기내방송은 중국어만 크게나오고 영어는 하는둥 마는둥이라 내 뒷자리 프랑스여자분은 30분에 한번씩 Are we alright?을 확인했다.





그와중에 기내식이 꽤 맛있었다는 기가막힌 사실.. 밥에 버터가 섞였는지 좀 느끼했는데 옆자리 중국여학생들 따라서 단무지를 비비니까 기가막히게 맛있었다. 점심으로 준 pork는 적당히 기름지고 정말 맛있었음.. 그래도 다신 안탈거야.. 그나마 어제그제 원고때문에 제대로 못자서 비행기 타자마자 자고 깨서 밥먹고 다시 자고를 반복한 덕에 깨있는 시간이 얼마 안되어서 다행이었다. 얼마 안되는 깨있는 시간동안 그렇게 기분이 나쁜 일이 벌어졌으니 뜬눈으로 10시간 왔으면 나 정말 승무원하고 싸웠을지도.. 






Bienvenue a Paris. 계획무상태로 프랑스입국. 어느정도로 계획무상태였냐하면 내가 내리는 공항 터미널이 어딘지, 가야하는 역이 어딘지, 숙소 어떻게 가는지, 뭐타고 가면 되는지 하나도 안생각하고, 심지어 가이드북도 없이 그냥 왔다. 유럽에서 개통된다는 심카드 하나 믿고서. 어디든 사람 사는데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이러면서. 나날이 느는 건 배짱뿐이다. 

그런데...........도착하자마자 믿고있던 심카드가 안되는 사태 발생........패닉상태로 한시간 트라이했으나 안되었다.. 옆자리엔 홈리스들이 한담하고 있고.. 장총멘 군인들이 돌아다니고.. 사람들은 자꾸만 없어져가고.. 좀 헤매다가 결국 공항 와이파이로 숙소 주소와 어떻게 갈지를 찾고, 캐리어를 공항에 맡기고, 공항철도를 타고 숙소로 찾아가자는 결론이 났다. 가이드북도 없어서 information center갔더니 오늘 하루만 폐쇄.............. departure 층까지 가서 서점에서 lonely planet Paris 샀다. 프랑스어판이라는건 숙소 와서 알았다.






열려있는 공항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서, luggage storage center에 갔다. 땀 뻘뻘흘려가면서 짐 빼고 정리해서 맡길 짐 추리고, 갔으니 얼마나 몰골이 추레했을까.. 심지어 check in하고 거기에 여권 두고올뻔했다. 직원이 안챙겨줬으면... 약간 정신줄 놓은 여자같았겠지만 심카드 안되는것때문에 완전 패닉상태였어서.. 게다가 어제 호스트가 숙소 예약이 안되어있다는 걱정스러운 메일을 보낸터라 더더욱 걱정이 태산.. 물어물어 트레인탔다. 식사를 제대로 못해서 저녁은 Paul에서 샌드위치. 물이 5유로라......미친물가인데 공항 물가를 더하니 더 미친 물가가 되는구나.

트레인은.....예쁜데............덥다...............더워............오늘 파리 38도인데 트레인 에어컨이 안돼........나중에 안 사실은 얼음물도 잘 없고 에어컨도 잘 없는 곳이었다... 나중에 호스트아주머니는 내게 파리는 4월이나 9월에 오는게 가장 좋다고 말씀해주셨다..........새겨들을게요...........

Republique에 도착. 집을 못찾아가겠어서 앞에서 거의 20분은 헤맸다.... 알고보니 바로 역 앞이었는데 다음 블럭도 모자라 뒷라인을 뒤지고 있었다. 근처 배달전문 피자가게에 가서 여기가 어디에요? 하고 물어보니 역 앞이라고... opposite side라고.. 덕분에 찾았다. 3층이라고 해서 올라갔더니 벨 딩동하니까 

하얀 파자마 입은 할아버지가 촛불들고 서계심.............
죄송합니다.............. 








우여곡절끝에 아파트를 찾았다. 호스트아주머니께선 친절하시고 아직 밖은 해가 안졌는데 너무 피곤해서 나가기가 싫다. 원래 이날 저녁에 어디 브라세리 갈까 했는데 브라세리는 무슨.. 10시가 되어서야 해가 지는걸 보며, 시카고와 똑같구나 생각하다가 P가 조금 생각나고 조금 화가 많이 났다. 엄마와 간단히 통화하고 한국 생각을 하다가, W가 생각나고 많이 화가 나고 많이 허무해졌다. 이제 당신들에게 내가 뭐였는지는 더이상 궁금하지 않다. 당신들이 내게 아무것도 아니므로. 부질없는 것들에 귀중한 시간을 쏟았구나 아깝고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서울에서 만난 친구는 차를 마시다가 이제 화장하고 꾸미는 나이도 거의 끝나가니까 라고 말했었다. 여자로서의 시간은 이젠 끝나가는걸까. 내 지난 사람들은 거의 아저씨가 되고 생활인이 되었고.. 내 손에 쥐어진 지난 사랑의 기억은 조금만 힘을 주면 바스러질 허물처럼 연약한 빈껍데기가 되었다. 

거울을 보다가 나도 내 얼굴도 이제는 많이 늙었다는 생각을 했다. 젊은 시간이 기울어가고 있다. 지금껏 보낸 시간들이 부질없고 아무것도 배운것 없이 흘려보내기만 한 시간이었다면 어떻게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도 크지 못한게 아닐까. 나는 무엇이라도 내 삶을 통해 얻을수 있을까. 왜 살아온것일까. 무엇을 위해 살고 있을까. 몇년간을 지탱해왔던 그 원동력이 부질없는 것이었다고 깨닫는 순간 두 발 밑이 꺼지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왜 이렇게 늙고 지친듯한 기분이 드는지 알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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